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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알고니에 대한 상식

by 아리사짱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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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바로 알고 먹자(곤이와 이리)

 

 

구불구불하게 생긴 내장은 특유의 담백함과 쫄깃함이 있어 톡 쏘는 겨자 소스에 찍어 먹기도 한다. ​

그런데 적잖은 이것을 '곤이'를 잘못 알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는 동태찌개 식당 업주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 장에서는 대구탕과 동태찌개에 들어가는 내장에 관해 정확한 의미를 짚고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아볼까 한다.

아마 이 글을 읽은 대다수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흔히 먹는 대구탕, 생태탕, 동태찌개에는 여러 부위의 내장이 들어간다.
간과 알, 그리고 희고 꼬불꼬불한(뇌처럼 생긴) '이것'을 사람들은 다양한 명칭으로 부르고 있지만, 대다수는 잘못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았다.

 

"고니, 곤, 곤이, 이리, 난소, 정소, 창자, 알집"

 

이쯤 되니 헷갈린다. 그것은 창자다. 알이 덜 자라서 그렇다. 곤이다. 이리다. 등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여기서는 그러한 논란을 종식하고 바른 상식을 공유하고 싶었다. 먼저 아래 그림부터 보자.

 

 

 

N포털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변 

 

 

질문자가 말한 곤이는 맞춤법상으로는 '곤이'가 맞습니다. 그러므로 틀린 답변이 되겠다.

  

 

 

 

 

위 사진은 예전에 필자가 동태찌개 관련 글을 쓰면서 일부러 '곤이'로 표기했다.

그 이유는 대부분 이런 꼬불꼬불한 내장을 곤이로 알고 있기때문에 통상적인 인식에 기인하여 쓴 것일 뿐, 이도 엄밀히 말하면 틀린 명칭이다. 그렇다면 저 내장의 정확한 명칭은 무엇일까? 답변은 '이리'다.

아래 사진을 보면서 곤이, 이리와의 관계를 알아보자.

  

 

 

 곤이 = 알(알집)

 

 

명태와 대구 암컷의 배를 가르면 커다란 알집이 나오는데 명란젓의 주재료이며 알탕에도 사용된다.
알집의 정확한 명칭이 '곤이'다. 뜻밖의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할 것 같아 풀이하자면.

곤이의 '곤(鯤)'은 고기 '어(魚)'자에 자손이라는 뜻의 '곤(昆)'자가 합쳐진 말로, 사전적 의미는 물고기의 '알' 혹은 '물고기 새끼'를 뜻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즐겨 먹는 명란젓과 알탕 재료는 모두 곤이다.

곤이는 암컷의 알 주머니를 말하며 병리학적으로는 '난소'를 뜻한다.

  

 

 

이리 = 정소 

 

반면, 동태찌개나 대구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불꼬불한 내장은 수컷의 정자주머니, 다시 말해 '이리(정소)'이다. 정리하자면.


암컷의 생식소 : 난소 = 곤이 = 알
수컷의 생식소 : 정소 = 이리 = 어백(魚白)

그러므로 사진의 꼬불꼬불한 내장은 '이리'라 부르는 게 바른 표현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고니'나 '곤이'로 잘못 불리고 있었다.

※ 참고로 '애'의 사전적 의미는 창자라는 뜻의 옛말로 간장(肝腸)을 말하는데, 근심과 걱정으로 몹시 안타까울 때 흔히 '애간장을 녹인다'라고 표현하듯 이때의 '애'는 '간'을 의미한다.다만 사전적 의미로써 '애'는 창자를 뜻하기도 하는데 생선 창자는 위와 소장, 대장 등 음식의 소화를 돕는 기관에 한정해서만 불리고 있다. (이상 생선회학 참고)

 

 

 

명태의 정소(위), 대구의 정소(아래) 

 

 

사진은 찌개나 탕에 사용되는 이리로 모두 수컷의 정소(정자주머니)이다. 

동태찌개나 대구탕을 즐겨 먹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이리'를 좋아할 텐데 사실 이 부위는 영양학적인 의미가 크지는 않다.

단지 소량의 지방과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탄력 있으면서 약간 고소한 맛이 나기에 생선 내장을 좋아하는 이들은 아예 내장탕을 주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같은 이리(정소)라 하더라도 명태와 대구에 따라 모양에 차이가 난다.

위 사진에 보다시피 명태 이리는 직경이 작아 꼬불꼬불한 형태가 또렷하지 않지만, 대구 이리는 직경이 넓어 언뜻 보면 뇌처럼 꼬불꼬불한 형태가 또렷하게 잡혔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직경과 크기 면에서 명태 이리를 압도한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명태 이리가 매우 귀해져서 이다. ​

  

 

  동태찌개에 든 대구 이리

 

​알다시피 명태를 얼린 그것을 동태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동태찌개와 생태탕에는 당연히 명태 이리를 넣겠지 싶지만, 실은 대구 이리가 자주 들어가거나 둘을 혼합한다.

이유는 수컷 명태 한 마리에서 이리가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양도 적을뿐더러 씹는 맛도 대구의 것보다는 밋밋해 대구 이리를 보충하거나 아예 대구의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정도로 탕에는 이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그런 까닭에 다른 어종은 어쨌거나 명태와 대구 만큼은 ​암컷보다 수컷 가격이 좀 더 높게 형성되기도 한다.


오늘은 동태찌개에 들어가는 내장(이리와 곤이)에 관해 한바탕 정리하였다.

막상 정리는 했지만, 기분이 영 찝찌름한 이유는 이렇게 한들 쉽게 고쳐질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다수 식당에서 이리를 곤이로 표기하거나 부르고 있다.

모두 실생활에 쓰이는 용어와 사전적 용어와의 괴리감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많은 사람이 실생활에서 구전되는 명칭이 올바른 것인지, 혹은 사전적으로 정의한 명칭이 옳은 것인지, 이 문제에 관해선 지속적인 합의점을 찾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 혼동을 줄이기 위해서다.

'곤이'와 '이리'는  암컷과 수컷만큼 큰 차이가 있음을 상기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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